2018.08.20 13:26
한낮의 고독
한낮의 적막속에 졸음이 파고들 즈음
파리 한 마리가 그의 콧등에 착지하고
콧구멍을 향해 서서히 진격하더니, 먼저
좌측 터널의 지형지물을 탐지한 후
그 곳이 어둡고 숲이 좋아
비트로 만들 수 있겠다고 생각한 듯,
인중을 따라 살며시 내려와
사내의 입술을 놈의 주둥이로 무참히 공격한다
이쪽 진영은, 초동 전투에 돌입하여
우측 비행기 편대를 즉각 출격시켰으나
놈은 이미 탈출한 뒤였고, 이번 작전도 놈의
동일한 수법에 속절없이 당한 완벽한 패배였다
이제 사내는, 더 이상의 패배는 있을 수 없다는
강한 투지로 텔레비젼 앞에서 일어났다
놈을 찾아 무참히 살해 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다행히, 과거 고도로 훈련된 병사였던 그는
지리산 토벌대장처럼 이동과 정지를 신중히 하여
마침내 놈의 아지트를 찾아 내었다.
아, 그런데 놈은 여전히 그를 능가하고 있었다
놈의 비트는 거실천정에 은폐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곳은 사내의 작전구역 밖이었다
더구나 놈은 네 놈을 더 거느리고 있었고,
그들은 특수임무를 띤 부대임이 틀림 없었다
전장의 상흔만 안은 채, 한 낮의 사내는
더 이상 몸을 지탱하지 못하고
이 일을 명예롭게 종료하기로 최종 결정한다
놈들은 다섯이고 나는 혼자다
전쟁 보다는 평화를 건지자 라고,
평화가 영속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텔레비전 앞에 다시 처연히 눕는다
한낮의 전쟁은 지독한 고독이다
사내는,
텔레비젼 앞에 쓰러져 눈을 감는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1] | 우하하 | 2017.11.15 | 3066 |
370 | 기어이 울고 말 | 파도양 | 2018.08.21 | 25 |
369 | 사람이 그리운 날에 | 파도양 | 2018.08.21 | 29 |
368 | 사랑도 행복도 | 파도양 | 2018.08.21 | 21 |
367 | 힘겹게 목을 내민 | 파도양 | 2018.08.21 | 23 |
366 | 사람이 그리운 날에 | 파도양 | 2018.08.21 | 42 |
365 | 우리 이제 손 잡고 | 파도양 | 2018.08.21 | 22 |
364 | 빗속에 단잠 | 파도양 | 2018.08.21 | 53 |
363 | 뒤도 돌아보지 않고 | 파도양 | 2018.08.21 | 24 |
362 | 창밖이 궁굼하다고 하여서 | 파도양 | 2018.08.21 | 23 |
361 | 들리지 않아도 | 파도양 | 2018.08.20 | 47 |
360 | 장롱 두 번째 | 파도양 | 2018.08.20 | 42 |
359 | 모든 것은 마음 안에 | 파도양 | 2018.08.20 | 30 |
» | 한낮의 적막속에 | 파도양 | 2018.08.20 | 27 |
357 | 여름밤 흐르는 은하수 별들 | 파도양 | 2018.08.20 | 35 |
356 | 살구나무 길게 그림자 | 파도양 | 2018.08.20 | 29 |
355 | 다시 찾은 하늘 | 파도양 | 2018.08.19 | 32 |
354 | 맹렬하게 울어대는 | 파도양 | 2018.08.19 | 26 |
353 | 가을 편지 | 파도양 | 2018.08.19 | 31 |
352 | 메아리도 없이 | 파도양 | 2018.08.19 | 21 |
351 | 나도 스스로 | 파도양 | 2018.08.19 | 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