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1.30 13:03
창밖이 궁굼하다
이제 촉 트는 별들과 함께
꿀벌처럼 새벽까지 나른다
그때부터 밤 새도록
나는 마침내 그 노을
냄새까지도 탐을 내어
내 몸에 꿀물을 바르듯이
둘둘 묻혀 들여 와
희미하거나 가늘게 웃더라도
오늘같은 진갈색 노을에
닿기라도 하면 아내가
타오를 듯 더 붉게 보여서
그러다가 아내가 지금처럼
하얗게 웃어주면 마치 내가
물 속에 머리를 푹 담그었을 때
마냥 내겐 우엉우엉 하는
굵은 포말소리만 들린다
세상의 냄새가 아침이었을 때와
저녁이었을 때가 많이
다르다고 하면서 내가 아직
모르고 있는 것들을
자분자분 얘기 하다가
그 보다는 내 몸에 듬뿍
묻혀 들여 온 세상 그렇게들
살아가는 사람냄새를
우선 한 아름 가득
받아서 내리고는
내가 병실에 들어 서면
야윈 아내가 한편으론,
그 잘난 신랑 얼굴을 다시
찬찬히 뜯어보기도 하거니와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1] | 우하하 | 2017.11.15 | 3389 |
1010 | 저금통 사고 혼날 썰 | 시한헌터 | 2019.01.30 | 28 |
1009 | 능소화 | 파도양 | 2019.01.30 | 30 |
1008 | 보호막 쓰는 거위 | 시한헌터 | 2019.01.30 | 26 |
1007 | 속삭이는 산새들 | 파도양 | 2019.01.30 | 26 |
1006 | 애들 힘 의외로 셈 | 시한헌터 | 2019.01.30 | 30 |
» | 묻혀 들여 온 세상 | 파도양 | 2019.01.30 | 25 |
1004 | 올해의 운세가 어떻게 되냐 | 시한헌터 | 2019.01.29 | 26 |
1003 | 공주님들 | 파도양 | 2019.01.29 | 29 |
1002 | 제네시스에 탑재될 증강현실 인터페이스 | 시한헌터 | 2019.01.29 | 26 |
1001 | 반딧불이 | 파도양 | 2019.01.29 | 25 |
1000 | 퍼레이드 중에 실수한 중국군.gif | 시한헌터 | 2019.01.29 | 28 |
999 | 내 짧은 자제력 | 파도양 | 2019.01.29 | 26 |
998 | 장군들이 명마에 환장한 이유.gif | 시한헌터 | 2019.01.28 | 31 |
997 | 여성 1호 용접기능장. | 시한헌터 | 2019.01.28 | 25 |
996 | 하지마라 냥~ | 시한헌터 | 2019.01.28 | 25 |
995 | 생얼 대처 하는 방법 | 시한헌터 | 2019.01.28 | 31 |
994 | 달라진 군대 생활관 모습 | 시한헌터 | 2019.01.28 | 25 |
993 | 강예빈 뷰티 유투버 남자친구가 갑자기 찾아왔을 때 빠르게 대처하는 법 | 시한헌터 | 2019.01.28 | 32 |
992 | 미묘하게 스치는 | 파도양 | 2019.01.28 | 31 |
991 | 모든 것은 마음에서 | 파도양 | 2019.01.28 | 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