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8 10:57
따서 씀
혹은 오래된 사원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날 것이다
표절이 들통이 나서
그러니 나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표절이다 때때로
내몸에서 풀이나 꽃이나
나무의 냄새가 날 것이다
그것뿐이랴, 통렬하게 반성하건대
몇 글자만 고치고 그 무엇보다도
완벽하게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통째로 옮겨 쓴 것이 나의 삶이다
엊그제에는 부처의 가르침도
예수의 말씀도 공자의 설교도
잊어바리지 않게 표절했다
어떤 이는 내가 물푸레나무의 힘을
어떤 이는 내가 장미꽃의 향기를
어떤 이는 내가 복수초의 마음을
표절했다고 하지만 고백하건대
내가 베껴 쓴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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