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6 11:12
간절곶에서
저 순교의 목숨이 너무 간절해서
해가 뜰 때까지 섧게 울다가
눈도 목도 다 쉬어서 갯바람
치는 덕장에 걸려있는
생이 곶처럼 간절하다
얼었던 마음이 쩍 갈라지고
뿜어져 나온 흰 피가
백사장을 온통 뒤덮겠다
더 갈 수 없는 벼랑 같은
곶에서 눈을 감고 빌면
바다가 활활 불타오르겠다
하늘에 물 가득 들어차겠다
당신의 따뜻한 밥이 되었으므로
내일은 논에 꼿꼿하게 서서
당신의 쌀이나 보리가 되겠다고
간절하게 비는 것이다
간절곶에 매일 해 떠서
어제는 병상에 누운
당신의 미음이 되었으므로
오늘은 일어나 앉아
무릎 꿇고 간절하게 빌면
무덤에 묻힌 사랑도 생생하게
되살아 올 수 있을까
간절하게 빌면 지는
해도 다시 뜰까
졌던 꽃도 다시 필까
죽은 가지에 다시 열매 맺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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