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20 10:02
빗질
등뒤에 서서 무엇에게라도
빗질하고 싶다 무지개 빛 나는
고운 머릿결 만들어 주려고
참빗 하나 샀다
젖 물리는 모성 같아서
검은 눈빛이 밝다
이끼 자주 끼는 속된 마음도
자주 빗질하라고 오늘 내다보는
풍경이 어제보다 한층 가깝다
세상은 때때로 촘촘한 빗을 들어
거센 바람에 헝클어진 머리를
몇 번씩이나 가다듬어 주는 것이다
마음 한 번 잘못 먹은 머리카락이
우수수 떨어지고 그 자리에 또 무언가
새롭게 일어나는 목숨이 있다
어떻게 이곳까지 걸어왔을까
문득 지하까지 내려다 보니
맨발이다 풀 많은 둥근 지붕이
빗길에 닦여져 투명하다
밤새 빗질한 길이
물기 마르고 난 어느 여인의
생머리같이 단아하다
처음의 낯선 걸음이라
발길 옮기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1] | 우하하 | 2017.11.15 | 3479 |
1170 | 무시당하는 댕댕이 | 시한헌터 | 2019.03.22 | 31 |
1169 | 눈앞에있는데 먹지를못하니 | 시한헌터 | 2019.03.22 | 35 |
1168 | 곰곰히 생각해본다 | 파도양 | 2019.03.22 | 31 |
1167 | 어미가 보인다 | 파도양 | 2019.03.22 | 62 |
1166 | 사람들 | 파도양 | 2019.03.21 | 29 |
1165 | 습기 | 파도양 | 2019.03.21 | 28 |
1164 | 자기 여친괴롭히니 달려오는 꼬마 | 시한헌터 | 2019.03.21 | 44 |
1163 | 주인이 왔대요?? | 시한헌터 | 2019.03.20 | 39 |
» | 무엇에게라도 | 파도양 | 2019.03.20 | 40 |
1161 | 주먹의 올바른 사용법.gif | 시한헌터 | 2019.03.19 | 30 |
1160 | 컴퓨터 세척법 | 시한헌터 | 2019.03.19 | 35 |
1159 | 자기 존재감이 | 파도양 | 2019.03.19 | 37 |
1158 | 꿈길타고 오셨소 | 파도양 | 2019.03.19 | 46 |
1157 | 아쉬워하는 리액션은 메시급 | 시한헌터 | 2019.03.18 | 29 |
1156 | 스마트폰중독의 위험성 | 시한헌터 | 2019.03.18 | 61 |
1155 | 아이랑 놀때는 이렇게 해야죠~ | 시한헌터 | 2019.03.18 | 35 |
1154 | 찬 바위 되리라 | 파도양 | 2019.03.18 | 28 |
1153 | 달의 뒷쪽 | 파도양 | 2019.03.18 | 40 |
1152 | 장난을 좋아하는 사자 | 시한헌터 | 2019.03.17 | 38 |
1151 | 1998년 PC방...gif | 시한헌터 | 2019.03.17 | 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