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하하 실시간 채팅방

한국어

우하하 채팅창

나는 울었다

2018.09.05 13:11

파도양 조회 수:176

xDKqW8K.jpg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내가 꿈의 현상소에 당도했을 때

오오 그러나 너는

그 어느 곳에서도 부재중이었다.

달빛 아래서나 가로수 밑에서

불쑥불쑥 다가왔다가

이내 바람으로 흩어지는 너,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네가 태양으로 떠오르는 아침이면

나는 원목으로 언덕위에 쓰러져

따스한 햇빛을 덮고 누웠고

달력 속에서 뚝, 뚝,

꽃잎 떨어지는 날이면

바람은 너의 숨결을 몰고와

측백의 어린 가지를 키웠다.

 

너를 향한 기다림이 불이 되는 날

나는 다시 바람으로 떠올라

그 불 다 사그러질 때까지

어두운 들과 산굽이 떠돌며

스스로 잠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일어서는 법을 배우고

스스로 떠오르는 법을 익혔다.

 

그만큼 어디선가 희망이 자라오르고

무심히 저무는 시간 속에서

누군가 내 이름을 호명하는 밤,

나는 너에게 가까이 가기 위하여

빗장 밖으로 사다리를 내렸다.

수없는 나날이 셔터 속으로 사라졌다.

 

길을 가다가 불현듯

가슴에 잉잉하게 차오르는 사람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목을 길게 뽑고

두 눈을 깊게 뜨고

저 가슴 밑바닥에 고여 있는 저음으로

첼로를 켜며

비장한 밤의 첼로를 켜며

두 팔 가득 넘치는 외로움 너머로

네가 그리우면 나는 울었다.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2] 우하하 2017.11.15 5999
472 나는 평생 파도양 2018.09.06 278
471 우러러 쳐다보면 파도양 2018.09.06 302
470 잠들어 있는 강물은 파도양 2018.09.06 272
469 나비가 된 벌레 파도양 2018.09.06 397
468 이 절실함을 함께 파도양 2018.09.06 307
467 사람이 밟은 흔적 파도양 2018.09.05 368
466 배에서 내리자 마자 파도양 2018.09.05 133
465 내게 기쁨이 넘치는 날 파도양 2018.09.05 439
464 끝도 알 수 없고 파도양 2018.09.05 366
463 말하지 않음으로써 파도양 2018.09.05 371
462 사람들 사이에 꽃이 필때 파도양 2018.09.05 328
» 나는 울었다 파도양 2018.09.05 176
460 우리 사랑하고 있다면 파도양 2018.09.05 358
459 밤안개가 밀려 파도양 2018.09.05 292
458 비어있는 길을 파도양 2018.09.05 298
457 눈이 멀었다 파도양 2018.09.04 278
456 빗방울길 산책 파도양 2018.09.04 303
455 마지막 편지 파도양 2018.09.04 343
454 아름답고 든든한 배경은 파도양 2018.09.04 279
453 바다는 살았다고 파도양 2018.09.04 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