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0.02 12:39

마지막 봄날에
신도시에 서있는
건물 유리창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있었다
쓸쓸한 마당 한 귀퉁이에 툭 떨어지면
윗채가 뜯긴 자리에
무성한 푸성귀처럼 어둠이 자라나고
등뒤에서는 해가 지는지
지붕 위에 혼자 남아있던
검은 얼굴의 폐타이어가
돌아오지 못할 시간들을
공연히 헛 돌리고
타워 크레인에 걸려있던 햇살이
누구의 집이었던
넓혀진 길의 폭만큼
삶의 자리를 양보해 주었지만
포크레인은 무르익기 시작한 봄을
몇 시간만에 잘게 부수어 버렸다
붉은 페인트로 철거 날짜가 적힌
금간 담벼락으로 메마른
슬픔이 타고 오르면
기억의 일부가 빠져
나가버린 이 골목에는
먼지 앉은 저녁
햇살이 낮게 지나간다
떠난 자들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
이유를 알고있는
오래된 우물만 스스로
제 수위를 줄여 나갔다
지붕은 두터운 먼지를 눌러 쓰고
지붕아래 사는 사람들은
이제 서로의 안부조차 묻지 않았다
낯익은 집들이 서 있던 자리에
새로운 길이 뚫리고, 누군가 가꾸어 둔
열무밭의 어린 풋것들만
까치발을 들고 봄볕을 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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