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2.28 10:57
따서 씀
혹은 오래된 사원의
삐걱거리는 소리도 날 것이다
표절이 들통이 나서
그러니 나는 머리끝에서부터
발끝까지 표절이다 때때로
내몸에서 풀이나 꽃이나
나무의 냄새가 날 것이다
그것뿐이랴, 통렬하게 반성하건대
몇 글자만 고치고 그 무엇보다도
완벽하게 나의 아버지의 아버지로부터
나의 어머니의 어머니로부터
통째로 옮겨 쓴 것이 나의 삶이다
엊그제에는 부처의 가르침도
예수의 말씀도 공자의 설교도
잊어바리지 않게 표절했다
어떤 이는 내가 물푸레나무의 힘을
어떤 이는 내가 장미꽃의 향기를
어떤 이는 내가 복수초의 마음을
표절했다고 하지만 고백하건대
내가 베껴 쓴 것은 그것뿐만이 아니다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1] | 우하하 | 2017.11.15 | 4047 |
1123 | 탐욕적이고 | 파도양 | 2019.03.04 | 79 |
1122 | 너의 마음과 지식 | 파도양 | 2019.03.04 | 48 |
1121 | 강함이란 희생 | 파도양 | 2019.03.01 | 58 |
1120 | 가난까지도 아름다워라 | 파도양 | 2019.02.28 | 50 |
» | 삐걱거리는 소리도 | 파도양 | 2019.02.28 | 47 |
1118 | 알아두면 좋은꿀팁 | 시한헌터 | 2019.02.27 | 49 |
1117 | 모루 위에 얹어놓고 | 파도양 | 2019.02.27 | 56 |
1116 | 죽음이 소중한 것은 | 파도양 | 2019.02.27 | 48 |
1115 | 걸쭉한 막걸리 | 파도양 | 2019.02.26 | 59 |
1114 | 아프냐 나는 무섭다 | 파도양 | 2019.02.26 | 59 |
1113 | 어둠의 종속자 | 파도양 | 2019.02.25 | 96 |
1112 | 멈추면 그대로 멈춰 | 파도양 | 2019.02.25 | 52 |
1111 | 아빠 한입만 | 시한헌터 | 2019.02.22 | 81 |
1110 | 아 시바 진짜 | 시한헌터 | 2019.02.22 | 39 |
1109 | 대륙 노점상의 RC 비행기 시연 | 시한헌터 | 2019.02.22 | 48 |
1108 | 산천 초목 위에 | 파도양 | 2019.02.22 | 46 |
1107 | 아침을 만난 영혼 | 파도양 | 2019.02.22 | 43 |
1106 | 언제나 상상 이상을 보여주는 대륙 | 시한헌터 | 2019.02.21 | 100 |
1105 | 영춘권 개고수 | 시한헌터 | 2019.02.21 | 47 |
1104 | 댕댕이 주제에 너이자식.gif | 시한헌터 | 2019.02.21 | 5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