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06 11:12
간절곶에서
저 순교의 목숨이 너무 간절해서
해가 뜰 때까지 섧게 울다가
눈도 목도 다 쉬어서 갯바람
치는 덕장에 걸려있는
생이 곶처럼 간절하다
얼었던 마음이 쩍 갈라지고
뿜어져 나온 흰 피가
백사장을 온통 뒤덮겠다
더 갈 수 없는 벼랑 같은
곶에서 눈을 감고 빌면
바다가 활활 불타오르겠다
하늘에 물 가득 들어차겠다
당신의 따뜻한 밥이 되었으므로
내일은 논에 꼿꼿하게 서서
당신의 쌀이나 보리가 되겠다고
간절하게 비는 것이다
간절곶에 매일 해 떠서
어제는 병상에 누운
당신의 미음이 되었으므로
오늘은 일어나 앉아
무릎 꿇고 간절하게 빌면
무덤에 묻힌 사랑도 생생하게
되살아 올 수 있을까
간절하게 빌면 지는
해도 다시 뜰까
졌던 꽃도 다시 필까
죽은 가지에 다시 열매 맺힐까
번호 | 제목 | 글쓴이 | 날짜 | 조회 수 |
---|---|---|---|---|
공지 | 장애 발생시 비상 연락처 [11] | 우하하 | 2017.11.15 | 4047 |
1143 | 사랑은 너무 멀리 있고 | 파도양 | 2019.03.14 | 48 |
1142 | 무거워 보인다네 | 파도양 | 2019.03.14 | 52 |
1141 | 유성우 | 파도양 | 2019.03.13 | 48 |
1140 | 자원은 풍부한데 | 파도양 | 2019.03.13 | 52 |
1139 | 20대 vs 30대원빈 | 시한헌터 | 2019.03.12 | 86 |
1138 | 혼까지 다 담아 | 파도양 | 2019.03.12 | 53 |
1137 | 힘들어도 꾸준히 | 파도양 | 2019.03.12 | 50 |
1136 | 동네 깡패.gif | 시한헌터 | 2019.03.11 | 48 |
1135 | 거리를 걸어보니 | 파도양 | 2019.03.11 | 97 |
1134 | 노출하는 구나 | 파도양 | 2019.03.11 | 50 |
1133 | 배움 | 파도양 | 2019.03.08 | 52 |
1132 | 미래를 보며 | 파도양 | 2019.03.08 | 59 |
1131 | 등에 기대어 | 파도양 | 2019.03.07 | 52 |
1130 | 힘껏 도울 것 | 파도양 | 2019.03.07 | 48 |
» | 무덤에 묻힌 사랑 | 파도양 | 2019.03.06 | 45 |
1128 | 독국물이 되어 | 파도양 | 2019.03.06 | 49 |
1127 | 유격체조 8번.gif | 시한헌터 | 2019.03.05 | 76 |
1126 | 괴로움이 가득 하네 | 파도양 | 2019.03.05 | 48 |
1125 | 은근히 고대하는 | 파도양 | 2019.03.05 | 49 |
1124 | 옷좀 입어본 아이 | 시한헌터 | 2019.03.04 | 5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