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3.14 11:43

초저녁 초승달
곧 사라질 목숨이라 날카롭다
함부로 정 주지 말아야겠다고
고개 숙이는 순간
별들이 일제히 솟구쳐 오른다
관속에 누워
발에 걸어놓은 꽃신 같아
마지막 가는 길의
저 달이 외눈처럼 애처롭다
대낮같이 환한 저녁에
웬 상흔 같은 달이람
무수하게 칼에 베어서
눈썹만큼만 남은 마음이
낯 가리며 떴구나
물 하나 건너가겠다고 하니
사랑은 너무 멀리 있고
줄 하나 잡고있겠다고 하니
이별이 너무 길구나
허공에 곧 파묻힐
生을 견딜 수가 없었는지
바람에 곧 끊어질
命을 참을 수가 없었는지
초저녁 가슴이 출렁 내려앉는구나
초승달 다리가 휘청 주저앉는구나
늦은 오후와 헤어져
발길 돌리는 초저녁 위로
아라비아 모래언덕 같은
초승달이 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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